마메타마(강낭콩 오코노미야키), 소바코메 조스이(메밀쌀 죽), 다라이(대야) 우동 등 도쿠시마현에는 다양한 현지 먹거리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표격은 역시 ‘도쿠시마 라멘'일 것입니다. 도쿠시마 라멘은 1998년 신요코하마 라멘 박물관에서 '20세기 마지막 로컬 라멘'으로 소개되어 일약 전국구 스타가 되었습니다. 도쿠시마 라멘은 국물 색깔에 따라 갈색 버전, 황색 버전, 흰색 버전의 3종류로 나뉩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진한 돼지뼈 간장 국물을 사용하는 갈색 버전의 도쿠시마 라멘입니다.
도쿠시마현 토박이인 필자는 도쿠시마 라멘에 관한 기사를 쓸 때마다 언급하는데, 이 도쿠시마 라멘은 확실히 취향이 갈리는 음식입니다. 솔직히 입에 안 맞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푹 빠지게 되는 라멘입니다.
도쿠시마 라멘집 순례, 첫 번째 코스는…!
‘도쿠시마 라멘'이라는 이름이 일반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8년 전후이기 때문에 그 이전부터 영업했던 노포 라멘집의 간판이나 메뉴에는 '중화 소바', '시나 소바' 등으로 적혀 있습니다. 참고로 사진에 나와 있는 곳은 너무나 유명한 맛집 '이노타니'입니다. 오본(일본의 추석) 기간이 되면 가게 앞에 장사진이 펼쳐질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소개한 1998년 신요코하마 라멘 박물관에 입점했던 가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도쿠시마 라멘집 순례의 첫 번째 코스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다시 말해, 이노타니의 중화 소바는 도쿠시마 라멘을 대표하는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도쿠시마 라멘, 그 매혹적인 맛…!
그럼 도쿠시마 라멘의 비주얼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건 가운데에 있는 날달걀이 아닐까요? 네, 맞습니다. 도쿠시마 라멘 토핑 중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이 바로 이 날달걀입니다. 일부 삶은 달걀을 쓰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도쿠시마 라멘 가게에서는 날달걀이 토핑 메뉴에 있습니다. 왜 날달걀을 쓰는 것일까요? 그건 드셔 보면 바로 아시겠지만, 필자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도쿠시마 라멘은 보시다시피 매우 국물이 진한 라멘입니다. 그대로 먹기엔 너무 진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그 라멘의 맛을 순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날달걀인 것입니다.
국물에 날달걀을 조금 풀어 면에 묻혀 먹습니다. 이렇게 하면 국물이 순해지고 감칠맛도 더해져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날달걀을 넣어 먹는다고 하여 도쿠시마 라멘을 '스키야키풍'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도쿠시마 라멘의 동반자는 흰쌀밥
라멘과 함께 주문하는 밥이라고 하면 보통 볶음밥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겠지만, 도쿠시마 라멘 가게에는 메뉴에 볶음밥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무엇을 주문하느냐? 바로 일반적인 흰쌀밥입니다. 준비하기 간편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맛이 진한 도쿠시마 라멘에는 흰쌀밥이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돼지뼈 간장 국물을 입에 머금고 지체 없이 흰쌀밥을 먹어 주는 게 바로 도쿠시마 스타일인 것입니다. 게다가 도쿠시마 라멘에는 차슈가 아니라 매콤달콤하게 조리한 삼겹살이 들어가는데(일부 차슈를 사용하는 가게도 있음), 이것도 흰쌀밥과 궁합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도쿠시마 현민에게 도쿠시마 라멘이란 흰쌀밥의 반찬이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기념품으로도 추천드리는 도쿠시마 라멘
그런 매력 넘치는 음식, 도쿠시마 라멘은 도쿠시마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최근에는 매장에서 냉동이나 냉장으로 포장된 라멘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도쿠시마 라멘이 마음에 드셨다면 기념품으로도 꼭 한번 사 보시기 바랍니다.